‘행동주의 투자자’, 올해 세계 시장 좌우…글로벌 M&A 촉진

입력 2015-12-21 08:29 수정 2015-12-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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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방침 재검토 요구 펀드 수,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다우·듀폰 경영통합 배후에도 있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촉진하며 세계 시장을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 세계에서 경영 방침 재검토 등을 요구한 펀드가 상반기에만 212개에 이르며 올해 전체로는 308개에 달해 지난해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2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영국 투자정보업체 액티비스트인사이트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M&A를 촉진해 향후 주가 상승을 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양대 화학업체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경영통합도 행동주의 투자자 펀드가 그 배후에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니얼 로브가 이끄는 헤지펀드 써드포인트는 다우케미컬에 저수익 부문의 분리를 요구했고 넬슨 펠츠의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는 듀폰 측에 비용절감을 촉구해 결국 경영통합으로 이어진 것이다. 써드포인트는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 최고경영자(CEO)의 사임도 요구하는 등 회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이 미국 스토리지 대기업 EMC그룹을 인수한 것에도 행동주의 투자자의 의향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EMC에 유력 자회사인 VM웨어를 매각하거나 분사하라고 강요하면서 결국 EMC가 통째로 델과 합병하게 된 것이다.

영국 금융정보업체 프레킨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런 행동주의 투자자 펀드는 500곳을 넘으며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총 1400억 달러(약 166조원)에 이른다. 이들 펀드의 지난 5년간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9%로, 헤지펀드 전체 수익률 평균 7.6%를 웃돌고 있다.

중국증시 급등락 등의 영향으로 선진국 시장도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면서 일반 헤지펀드가 부진한 것과 달리 행동주의 투자자 펀드는 기업 잉영자산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전략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의 동향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아시아에서도 지난 상반기에 경영 방침 재검토를 요구한 행동주의 투자자 펀드 수가 10개로, 지난해 전체 14개에 육박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출자하고 나서 삼성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한국에서도 이들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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