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 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 7년간 사실상 제로(0)였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 유도 목표 범위를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전망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달 초 금리 인상에 대해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와 그레이트 리세션(대불황)의 영향에서 얼마나 회복됐는지 (중략) 입증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리 인상 개시 후 향후 수개월, 나아가 수년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조성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연준은 16일 오후 2시(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에 정책 성명 및 최신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오후 2시 30분에는 옐런 의장의 기자 회견이 예정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FOMC의 다섯 가지 관전포인트를 소개했다.
◇금리 인상에 만전(Ready to Go)=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그다지 긴장감은 없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중도파이지만 지난주 WSJ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 마음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간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WSJ 조사에서는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할 확률이 87%로 예상됐다. CME그룹에 따르면 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확률은 14일 현재 83%였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 시장에 충격을 주는 시나리오는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완만하게(Gradual Guidance)’의 지침은?=정확한 금리 인상 개시 시기보다 기준금리 경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연준이 줄곧 강조해온 모토다. 옐런 의장 등 많은 관계자가 금리 인상 속도의 전망을 표현할 때 ‘완만하게(gradual)’란 말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하지만 모두가 2004~2006년처럼 기계적인 긴축 속도에 대해선 철저하게 경계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정책 성명과 옐런 의장의 기자 회견은 두 번째 이후 금리 인상 시 무엇을 판단의 근거로 삼을 것인지 지침을 찾아보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연준은 지난 2004년 6월29~30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한 후 2006년 6월 29일까지 17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점도표에 주목(Watch the Dots)=금리 인상의 속도와 정도에 대해 추가로 힌트를 얻으려면 정책 담당자가 FF 금리 예상을 정리한 ‘점도표’를 분석하면 좋다. 지난 9월 시점, 예상 평균치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2016년 말에 1.375%, 2017년 말에 2.625 %로 상승하고, 2018년 말에는 평균적 수준인 3.5%를 약간 밑도는 3.375%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예상은 내년에 금리를 0.25%씩 4회 인상할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어 관계자들이 점의 위치를 낮춰 더욱 느린 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할 가능성도 있다.
◇내부 불협화음?(Out of Step)=제프리 래커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두 차례의 FOMC에서 금리 동결에 반대하고,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이번에 금리가 인상되면 그 염원이 이뤄진다고도 할 수 있지만 결정이 만장일치된다고는 할 수 없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라엘 블레이너드, 다니엘 타룰로 두 이사는 모두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질 수도 있다. 앞서 옐런 의장은 “반대 의견을 억누르진 않겠다. 중요한 국면에서 어떤 반론이 나올 지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수단의 조정(Nuts and Bolts)=만일 연준이 FF 금리의 유도 목표 범위를 예상대로 0.25~0.50% 범위로 인상하면 현금이 넘치는 금융 시스템 강화를 위해 많은 정책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일반 정책 성명에다 추가 세부 사항을 시행안으로 넣을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단이 예상대로 작동하는지 주시할 것이다. 6월 FOMC 의사록에서는 “일관된 정책 자세를 유지하는 정책 수단과 결정한 금리에 대해 향후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증된 경우, 정책 성명을 변경하지 않고 실시하는 방안을 개정할 수 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