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대 중후반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충격 방어능력이 개선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의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원·달러 환율을 평균 1175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올해와 내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지만, 원화는 올해 평균보다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본유출입이 우리 환율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올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 흐름은 투자자금 유출입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내년에도 미국과의 금리격차 축소로 외국인 채권 투자 유입이 줄어들고 연기금 해외투자와 수출대금 해외 예치도 늘면서 자본유출이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보다 위안화와 엔화가 모두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원화만 나홀로 강세를 보이기도 어렵다. 신흥국 위기 등 대외 불안요인도 빈번히 재현될 가능성이 커 원화 가치는 회복되었다가도 다시 하락하는 식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동안 유로화나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절상되던 흐름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평균 원·유로 환율과 100엔·원 환율은 각각 1255원과 945원으로 올해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흐름이 지속하면서 원ㆍ위안 환율도 올해와 비슷한 위안당 179원 수준이 예상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열린 ‘2016년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서 “1100원대 중반 환율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미국 금리 인상에도 경상흑자 확대, 외환보유액 증가 등 대외충격 방어능력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2016 경제전망’에서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160원으로 전망했다. 포스코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할 때 원화가 급격하게 약세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다만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0월 발표한 ‘2016년 한국 경제 전망’에서 “2016년에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속에 유로화, 엔화와 위안화는 상대적인 약세를 띠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변동성 확대가 전망된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