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시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면서 테러 수사로 전환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 용의자들이 테러 조직에 속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과격화의 징후가 보였다”며 “외국 테러 조직에 감화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우리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 중 2명은 결혼한 관계다. 남편인 사예드 파룩은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부인인 타시핀 말리크는 파키스탄 출생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한 경력이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파룩이 시리아의 알카에다 연계 테러조직 알-누스라 전선과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와 연락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말리크의 가족은 펀자브주 출신으로 직계 가족은 25년 전 사우디로 넘어갔으나 친척 일부는 고향에 남아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들 친척과 연락해 말리크 가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FBI는 말리크가 이슬람국가(IS) 지도자에게 충성 서약을 했다는 단서도 잡아 IS와의 연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또 수사당국은 용의자들이 현장에서 원격 조작할 수 있는 파이프 폭탄과 대량의 탄약도 모아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FBI는 두 용의자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자 인터넷 등에 남겨진 정보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