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실외기의 소음을 줄일 순 없을까? 최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와 'LG전자' 공동 연구팀이 혹등고래와 조개껍질에서 이 문제의 해답을 찾아냈다.
기존 에어컨 실외기의 경우 날개와 바람이 분리되는 유동 박리현상이 날개 뒤쪽 면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유동 박리현상은 공기 흐름을 불규칙적으로 만들어 소음을 발생시키며 실외기의 흡입력에 손실을 가져다준다.
그럼 혹등고래와 조개껍질의 어떤 점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먼저 혹등고래의 지느러미 앞부분에는 울퉁불퉁한 돌기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지느러미에서 물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아 고래의 이동방향에 유리하게끔 물의 흐름을 형성해 준다.
그리고 조개껍질의 경우 표면에 세로 방향의 홈이 겹겹이 형성되어 있는데, 유영 시 물의 흐름을 이동 방향과 같게 만들어 재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동 연구팀은 혹등고래와 조개껍질의 이러한 특징을 에어컨 날개에 적용한 것이다. 새로 개발한 에어컨 날개의 사진을 보면 날개 앞쪽에는 돌기가, 날개 표면에는 세로의 홈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날개에 달린 돌기는 회선 시 공기를 붙잡아 유동 박리 현상을 막아주며, 표면에 있는 세로 방향의 홈은 날개의 회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공기 흐름을 만들어 준다.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에어컨 날개를 통해 10%의 소비전력을 절약할 수 있으며 소음 또한 약 2dBA 가량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에어컨 날개는 2015년 10월 LG전자에서 출시한 '멀티브이 슈퍼5(Multi V Super)'에어컨에 적용되었으며, 향후 에어컨 실외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에 이 생체 모방 기술이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 이문영 기자
사진출처 : http://eng.snu.ac.kr
웹사이트 : http://eng.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