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시에서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 3명 중 2명이 총격전 끝에 사살되고 1명은 구속됐다고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범인들은 이날 오전 11시 11분께 발달장애인 복지ㆍ재활 시설인 ‘인랜드 리저널 센터’에서 무차별 총격을 벌여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들이 대관해 송년행사를 하고 있었다. 범인들은 스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자동소총과 권총으로 중무장한 채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수사당국은 현장 시설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질을 여러 개 찾아냈으나 실제 폭발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이후 이들은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도주하다 추적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사살된 범인 중 1명은 남성, 1명은 여성이었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범인들은 마치 사명을 가진 것처럼 범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속된 다른 한 명은 총격에 가담했을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수사국(FBI)은 총격범들이 거처했던 아파트도 급습해 정밀 수색을 벌이고 있다. 데이비드 보드치 FBI LA지국 부지국장은 “이번 사건이 직장 내 폭력사건의 한 형태인지, 테러인지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우리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의 신원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무슬림인 사이드 파룩으로 밝혀졌다. 그는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이었으며 희생자 중 일부와는 같이 근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 기록에 따르면 파룩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현재 수사당국은 파룩의 배경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파룩과 이전에 같이 근무했던 ‘그리젤다 리싱거’라는 여성은 “그는 주로 레스토랑과 수영장의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일을 했다”며 “그는 정말로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과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파룩이 용의자라는 사실에 이웃들도 충격에 빠졌다. 그와 이웃인 마리아 구티에레즈는 “그는 조용했지만 항상 공손했다”며 “2년 전부터 그가 종교에 더 빠진 것 같다. 턱수염을 기르고 모자 등 종교적인 의상을 입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