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래 모양의 초소형 로봇이 널리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벌레를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화제다. 미국 미시간주의 스타트업 '백야드 브레인스(Backyard Brains)'에서 개발한 '로보로치(Rovoroach)'가 바로 그 주인공.
로보로치의 신기한 작동은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전용 앱에서 화면의 좌우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바퀴벌레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바퀴벌레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일까? 로보로치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바퀴벌레 더듬이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어 바퀴벌레의 이동방향을 조종하는 것인데 이는 더듬이가 벽에 닿으면 방향을 전환하는 바퀴벌레의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명령에 따라 바퀴벌레 등에 부착된 전자칩에서 미세 전기가 발생되고, 이 전기는 더듬이에 이식된 두 개의 전선으로 흘러가 바퀴벌레를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바퀴벌레를 조종할 수 있는 로보로치는 한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사용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백야드 브레인스에 의하면 바퀴벌레가 미세 전기자극에 단 몇 분이면 완전히 적응할 뿐만 아니라 이를 무시한다고 한다.
그러나 매번 새로운 바퀴벌레를 잡아서 로보로치를 설치할 필요는 없다. 바퀴벌레에게 20분 정도 전기자극을 주지 않으면 이를 잊어버려 해당 바퀴벌레를 다시 조종할 수 있으니 말이다.
곤충 학대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로보로치는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가 있다. 학생들은 로보로치를 통해 뇌의 원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며, 의학자들은 이를 파킨슨병 치료법 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진과 같은 재난현장에 로보로치를 탑재한 바퀴벌레를 보내 생존자를 찾을 수도 있고, 폭탄과 총알이 난무하는 분쟁지역에 수색용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로보로치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해 최대 1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현재 백야드 브레인스 홈페이지에서 99.99달러(약 11만 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글 : 이남걸 연구원
사진출처 : https://backyardbrains.com
웹사이트 : https://backyardbra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