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메모리반도체 업체로는 처음으로 독일 완성차 업체 아우디의 PSCP(Progressive SemiConductor Program)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와 PC, 서버 시장은 물론 자동차 시장까지 삼성 반도체 사업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과 리키 후디 아우디 전기전자 부문 최고엔지니어 책임자는 이날 독일 잉골슈타트 아우디 본사에서 협약식을 갖고, 혁신적인 드라이빙 환경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과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훌륭한 성능과 향상된 안정성을 위한 고품질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공급해 앞선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우디의 미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대시보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에 적용되는 20나노 LPDDR4 D램과 10나노 eMMC(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 5.1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최근 IT와 자동차 간 결합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에 IT가 결합된 스마트카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처리를 위한 일시저장 메모리 D램, 영구저장 메모리 낸드플래시, 각종 기능을 컨트롤하는 비메모리 등 차량용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차량 내에서 통신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 미디어 재생기기 등을 포함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연간 판매량은 올해 약 8000만개에서 2022년 1억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카 구현의 핵심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 312억 달러(매출기준)에서 내년 32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비중은 4.6%(15억 달러)로 점쳐진다.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삼성전자와 부품계열사의 핵심 신사업이다. 자동차와 IT의 결합이 급속화되면서 반도체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각종 전장부품은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케미칼 사업 부문을 매각하며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 전사 역량을 배터리에 집중해 2020년에는 세계 톱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중심으로 차량용 카메라모듈 및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차량용 통신모듈 등 전장부품 시장 공략을 시작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