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23일(현지시간) 자신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있고, 언제 방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서로 일자를 조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직접 방북 추진 사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소재 한국 유엔대표부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소에 들러 애도를 표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방북 일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방북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있고, 언제 방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서로 일자를 조정 중에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일정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최근 북한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11월 23일 방북’ 이외에 다른 일자를 북한에서 연락해왔느냐는 물음에는 “아직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은 “방북 문제를 추진하는 것이 그렇게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여러 가지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조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방북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북한 간의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의 방북을 포함해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간 남북한 간의 관계라든지 정세가 여러 가지로 여의치 않다가 최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두 차례 유엔을 방문한 계기에 둘이서 만나 (방북 문제를)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 총장은 연내 방북 가능성에 대해선 “그 점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지난 16일 반 총장의 추진보도가 처음 나온 이후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틀 만에 이를 공식 인정했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서울을 방문기간 중 북한 개성공단을 찾으려 했다가 방문 직전 북한의 거부로 취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