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은 올해 3분기 ‘넥스트 피프틴(스마트폰 신흥 시장 15개국)’ 중 14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필리핀에서만 현지 업체에 1위를 내줬다.
SA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국각 15곳을 넥스트 피프틴으로 분류했다. 여기에는 동남아를 비롯해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폴란드, 호주, 네덜란드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이집트에서 무려 전체 시장의 절반이 넘는 53.6%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터키(45.2%), 루마니아(44.2%), 네덜란드(43.3%), 포르투갈(42.2%)에서도 40%가 넘는 점유율로 2위와 큰 차이를 두며 선두에 자리했다.
특히 넥스트 피프틴 가운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에서는 3분기에만 10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됐다. 삼성전자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현지 업체 스마트프렌(13.7%)의 두 배를 상회하는 27.5%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약 840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인도네시아는 단일 국가로서 삼성 스마트폰 판매의 1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신흥 시장 독주가 의미있는 이유는 이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올 3분기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끈 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5개 국가다.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분기 대비 10% 상승했다. 특히 이들 5개 국가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량의 13%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판매량과 점유율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국가별 맞춤형 제품 전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갤럭시AㆍEㆍJ’와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 Z1ㆍ3’ 등 다수의 중저가 제품을 신흥국에 선보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에 새로운 중저가 시리즈 ‘갤럭시온(On)’을 출시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중저가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7%에서 올해 1~2분기 11%로 상승한 IM(ITㆍ모바일)부문 영업이익률은 3분기 9%를 기록하며 3분기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스마트폰을 많이 팔아 매출은 확대됐지만, 벌어들인 수익은 줄어든 셈이다.
SA는 “동남아 5개국은 거대한 인구 규모와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에 힘입어 앞으로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