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시장에서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을 연간 4만대씩 판매하겠다."
데이브 주코브스키(Dave Zuchowski)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C) 사장<사진>이 16일(현지시간) 내년 1월에 개최되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90 공개를 예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데이브 사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시에 위치한 HMC 신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 고급차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미국 시장을 중심 마켓으로 삼고 G90이란 이름으로 출사표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등과 본격 경쟁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그는 “5년 뒤 제네시스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서 연간 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20년까지 6종의 제네시스 라인업이 갖춰지면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명차로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브 사장은 “경쟁사의 고급차가 대부분 모회사의 대중 브랜드 동급 모델과 플랫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 것과 달리, 제네시스는 현대차 모델과 다른 고유의 플랫폼, 파워트레인 등을 갖춰 독자 브랜드로 충분히 경쟁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데이브 사장은 미국시장에서 기존 제네시스와 달리 에쿠스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난 2010년 에쿠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했을 때 이미 4륜구동 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며 당시 후륜구동이었던 에쿠스의 구동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는 전자식 상시 4륜 구동시스템 H-TRAC을 적용, 프리미엄 브랜드와 동일한 구동방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데이브 사장은 미국시장에서 1~2세대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판매를 통해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내년 출시되는 G90의 승산에 대해 자신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존 딜러사 중심의 숍인숍(Shop in Shop)으로 G90을 론칭한 뒤 제네시스 신규 모델이 추가되면 새로운 딜러망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제네시스 1, 2세대를 통해 얻은 마케팅과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화 전략과 관련해 기존 제네시스 차주들에게도 브랜드화에 따른 서비스를 소급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창환 법인장(미국 판매법인 담당 전무)은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로 출시되는) G80, G90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소비자들에게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와 달리 토요타가 렉서스를 출시할 당시 자사 브랜드라는 것을 숨기는 전략을 택했다는 점과 관련해 “당시 (누구나) 토요타의 렉서스였던 것을 모르지 않았다”며 현재 제네시스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1985년 4월 미국 LA 인근 가든그로브시에 현지 법인인 HMA를 설립했다. 50개의 딜러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이듬해 현대차는 소형차 엑셀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총 1002만7899대를 판매했다. 현지 법인 설립 후 30년 만, 1986년 엑셀 수출 후 29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