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버핏 갈등 고조...안티 버핏 "제멋대로 행동하는 위선자"

입력 2015-11-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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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월가와의 미묘한 갈등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버핏이 행동주의 주주들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지난주 찰리 멍거 부회장이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액크먼에 일침을 날리면서 월가의 버핏을 향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버핏은 행동주의 주주들을 '수영을 계속하지 않으면 죽어버린다'며 상어에 비유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멍거 부회장이 분식회계로 논란이 되고 있는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 파머슈티컬 인터내셔널에 대해 "매우 부도덕하다"며 대주주인 액크먼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액크먼은 버크셔가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코카콜라는 당분이 많은 음료를 어린이에게 권하며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고 반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처럼 신랄한 비판 뒤에는 월가의 버핏에 대한 모순된 견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핏의 투자 실력을 칭찬하고 그가 가진 거액의 재산을 부러워하고 있다. 액크먼도 뉴욕에서 열린 버크셔의 기념 심포지엄 발언에서 자신도 버핏의 팬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는 버핏에 대해, 자신이 공격하고 있는 월가와 마찬가지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거래를 하면서 상냥하고 자비로운 사업가라는 이미지를 가장한 위선자라고 지적한다. 월가에서는 "워런 버핏의 행동은 본 받되, 발언에는 현혹되지 말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

버핏은 자신을 월가 사람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발언해 월가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이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본사가 있는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는 월가에서 약 1930km 떨어져 있다. 버핏은 월가와 동떨어진 이 곳에서 순수하게, 혜안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쾌활하고 가식 없이, 햄버거와 콜라를 좋아하는 괴짜 투자자 같은 이미지다.

그러면서 그는 또한 헤지 펀드와 투자 은행이 손에 넣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행동주의 주주가 가지고 있는 전술, 금융 파생 상품의 과도한 레버리지에 당당히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까지 25통의 편지 가운데 17통에서 버핏은 월가에 쓴 소리를 했다. 뿐만 아니라 버핏은 버크셔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정치와 비즈니스, 금융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도 서슴없이 말한다.

이에 대해 조지 워싱턴 대학의 래리 커닝햄 교수는 "버크셔는 현재 수십 개의 자회사와 34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회사와 버핏을 동일시하고 있다"며 "버핏의 의견이 버크셔 CEO로서의 행동과 엇갈릴 때 그는 위선자 취급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도덕적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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