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만의 민주화” 미얀마 야당, 과반의석 확보…대통령 선출 가능해져

입력 2015-11-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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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여사. AP뉴시스
▲아웅산 수치 여사. AP뉴시스

25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의 자유 총선에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미얀마는 53년 만에 군부 독재를 종식하고 민주화를 이루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NLD가 하원에서 21석을 추가로 얻어 상·하원을 통틀어 총 348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NLD는 단독집권의 성패를 가르는 ‘매직넘버’ 329석을 돌파해 내년 초 열리는 대선에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상하원 의원은 군부 의원단 166명을 포함해 657석으로 구성되며 상하원 의원의 과반수인 329명의 찬성으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미얀마 차기 대통령은 내년 2월 또는 3월로 예상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출된다. NLD는 상·하원 전체 의석의 절반 이상을 이미 확보한 만큼 NLD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개표가 83%가 진행된 상태에서 이미 NLD가 확보한 가운데 다음 주 최종 개표결과에서는 NLD가 확보 의석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실제로 NLD는 이미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정했고, 추가 개표 상황에 따라 이날 오후 중으로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NLD가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정 지음으로써 미얀마는 지난 1962년 네윈 장군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53년 만에 군부 독재를 종식하게 됐다.

▲총선이 치러진 지난 9일(현지시간)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 지지자들이 아웅산 수치 여사 그림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AP뉴시스
▲총선이 치러진 지난 9일(현지시간)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 지지자들이 아웅산 수치 여사 그림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AP뉴시스

앞서 NLD는 지난 1990년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부가 선거결과 인정하지 않고 정권을 유지했었다. 현재도 군부가 미얀마 정치, 경제, 사회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NLD 정권이 완전히 권력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군부는 선거에 관계없이 전체 의석의 25%를 보장받고, 주요 3개 부처 장관의 임명권을 행사하며, 군은 물론 경찰권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민주화에 대한 미얀마 국민의 열망이 높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군부가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치 여사는 다음 주 최종 개표결과가 나온 뒤 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 만 국회의장 등 현 집권세력 대표자들과 4자 회동을 하고 군부와 일정 부분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의 평화로운 정권 이양 방안과 개헌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치 여사는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는 현행 헌법에 따라 대선에 나설 수 없다. 그는 영국 국적의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려면 현행 헌법이 수정돼야 한다. 그러나 의원 75%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개헌은 군부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수치 여사는 “대통령 위의 존재가 될 것”이라며 집권당 당수로서 사실상의 최고 권력자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수치 여사가 개헌 협상에 실패해 직접 출마하지 못할 경우 NLD에서는 틴 우 부의장, 윈 흐테인 중앙집행위원 등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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