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지난 11일 22만9000원으로 장마감했다. 지난달 12일과 비교해 한 달 새 10.72%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KT는 5.53% 내렸고, LG유플러스도 3.52%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2% 하락한 점을 고려해도 통신 3사의 주가 하락폭은 컸다.
이는 앞서 7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올 3분기 동안 코스피 지수는 5.4% 내렸다. 반면 SK텔레콤은 5.2% 올랐고, KT는 8,1%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무려 22.72% 증가했다. 미국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국내 증시가 부진을 겪던 시기에도 내수 산업인 이동통신사들은 외부 악재에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연이어 3분기 실적 부진을 알리자 주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8일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17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지난 2일에는 SK텔레콤이 8.6% 감소한 4906억원의 영업이익을 알리며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 단, KT는 영업이익 40% 증가와 4.8% 하락한 매출액 성적을 알렸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이동통신사들의 실적을 견인했던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의 가파른 상승세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선택 약정 요금제의 시행으로 한풀 꺾인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3분기 SK텔레콤의 ARPU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상승했고, KT는 11.2%, LG유플러스는 4.8% 올랐다. 하지만 올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선택 약정 요금제의 시행으로 올 3분기에는 각각 0.9%, 1.2% 증가한데 그쳤다. LG유플러스는 오히려 0.8% 감소했다.
박상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선택 약정 할인제도는 할인요율을 기존 12%에서 20%로 올리며 ARPU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기존 가입자의 요금제 하향 선택의 원인이 되며 실적 부진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의 경우 CJ헬로비전 인수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지분 30% 인수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SK텔레콤의 주가는 2.28% 하락했고 다음날에도 0.93% 빠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