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11일(현지시간) 독일에 새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 논란과 관련, 유럽 고객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이같이 밝히고, 아울러 유럽연합(EU) 고객들의 클라우드 데이터 정보 보호를 위한 새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MS가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에 입력한 데이터는 독일 최대 통신사인 도이체텔레콤의 2개 데이터센터에 저장된다. EU 역내 국가와 일부 주변국 국가 고객이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MS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고객 데이터를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요한 것은 MS가 고객 또는 도이체텔레콤 데이터센터 운영 자회사인 티시스템즈가 인정한 경우에만 보관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티시스템즈가 허용했을 때 데이터 열람은 회사의 감시 하에 이뤄진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독일에 새로 세우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데이터 처리방법과 보관 장소에 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신뢰성을 제공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지난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도·감청 사실을 폭로하면서 유럽에서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통해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됐다.
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지난달 EU와 미국의 정보공유 협정인 ‘세이프 하버 협정’에 대해 “미국에 이전된 정보 보호가 불충분하며 국가 정보기관에 이용되고 있다”며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 독일 정보보호당국은 ECJ의 판단에 따라 앞으로 미국으로의 모든 정보 이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MS 대변인은 “우리는 독일에 세울 데이터센터가 미국 정보당국의 접근을 차단할 것으로 믿는다”며 “클라우드 서비스 정보 보호에 대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는 독일 연방정보통신미디어협회의 조사를 인용, 독일 기업의 83%가 자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