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에 대한 자본규제가 국제결제은행(BIS)비율에서 핵심자본비율로 대체된다. 주금공의 손실은 정부가 보전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BIS비율의 자본비율에 산정되는 ‘보완자본’이 불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 등 가계부채대책에 주금공을 동원, 이 과정에서 주금공의 BIS비율 관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금융위원회는 주금공에 대한 자본규제인 BIS비율을 핵심자본비율로 대체하고, 핵심자본비율을 6%로 유지하기로 ‘한국주택금융공사감독규정’을 개정했다고 고시했다.
주금공의 핵심자본비율이 6% 미만일 경우에는 금융위가 경영개선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에서는 해당 비율의 적정 수준을 4.5%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금공의 경우 지급보증배수를 50배로 제한하고 있는데 여기에 BIS비율까지 끌어다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주금공의 손실은 정부가 보전하니까 후순위 성격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말하는 핵심자본비율은 BIS기준의 보통주자본비율(위험자산/보통주자본)을 의미하며, 기존 BIS비율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위험자산/자기자본)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주금공은 자기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이 아닌, 보통주자본에 대한 위험가중치만 계산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책을 시행하면 주금공의 BIS비율 관리가 어려워질 것을 감안해 해당 절차를 진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013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주금공의 자본규제 대체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받으면서 핵심자본비율 대체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2월에는 정부가 가계부채개선촉진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위는 주금공의 BIS비율을 기존 8%에서 6%까지(적기시정조치 유예) 낮췄고, 한달 뒤인 3월에 안심전환대출까지 시행하면서 향후 주금공의 BIS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금공의 BIS비율은 올해 1분기 9.72%에서 2분기 7.58%로 급감했다. 3분기 BIS비율은 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금공의 3분기 BIS비율은 산정이 불가능하다. 금융위가 비율 대체를 이달 10일 중에 고시했음에도, 시행은 지난 9월 30일부터 소급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금공은 3분기부터 BIS비율 대신 핵심자본비율로 자본규제가 적용된다. 3분기 기준 주금공의 핵심자본비율은 6% 후반∼7% 초반으로 잠정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