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내 알짜사업을 매각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회사의 공작기계 부문의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회사를 분할한 뒤 지분 49%를 매각,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경영권 매각으로 방침을 바꿨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이 같은 결정은 매수자의 뜻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이 경영권을 원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각 작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방위산업 부문인 두산DST도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장갑차, 대공·유도무기 등을 생산하는 두산DST는 올해 안에 인수자의 윤곽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회장이 이처럼 그룹의 알짜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부채율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그룹의 각 계열사는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율이 20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를 극복하려면 현금 확보가 필요한 것이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을 하려면 부채율 감축은 필수로 평가되고 있다. 면세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면 회사의 신용등급을 높여야 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자회사와 주요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며 “면세점 사업도 두산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