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법 개정으로 기부금 공제 방식이 세액 공제로 바뀐 이후 2년간 개인 기부금이 우려와 달리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기부금 수익 상위 10개 단체가 접수한 개인 기부금은 총 5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790억원)보다 약 9.7%(466억원) 증가한 액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7%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또 유니세프(13.6%↑), 사회복지공동모금회(10.6%), 월드비전(9.2%) 등 총 9개 단체의 개인 기부금이 늘었다. 한국적십자사만 유일하게 0.4% 감소했다.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된 첫해인 2014년에도 개인 기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기재부가 분석한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14년 개인(근로자) 기부금 규모는 약 6조8000억원(잠정치)으로 전년(6조7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세액공제 전환으로 혜택이 확대된 연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기부금은 780억원 줄었으나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인 5500만원 초과 근로자 층에선 1700억원 늘었다.
기재부는 이런 내용을 최근 국회에 보고하면서 “기부금액 변화는 경기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서 “세법 개정만으로 액수 증감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기재부는 최근 정치권에서 기부금 세액 공제율을 현행 15%(3000만원 초과분은 25%)에서 20%대로 올리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부금 공제율을 올리면 의료비·교육비(공제율 15%)나 보험료(12%) 등 여타 세액공제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현재도 48%로 높은 수준인 면세자 비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