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는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 농도가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위험이 더욱 커졌다고 발표했다.
WMO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온실가스 연보(Greenhouse Gas Bulletin)' 자료를 통해 산업화와 농업 및 생활 활동 등의 영향으로 지난 199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의 양이 36%나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서 더워진 공기로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그 결과 온실가스의 하나로 분류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면서 다시 온도 상승을 가져오는 상호작용을 통해 온실효과가 더욱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특히 북반구에서 지난해 봄 잠시 400ppm 수준을 넘는 등 지난해 평균 397.7 ppm 수준까지 도달했다면서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 역시 지난해에 사상 최고치인 1833ppm을 기록했다.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300배에 달하고, 오존층을 파괴하는 아산화질소의 대기 중 농도 역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21%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미셸 자로 WMO 사무총장은 "매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지적해왔다"며 "온도 상승을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하려면 온실가스 방출 제한을 위해 이제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로 사무총장은 "우리는 곧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세계 평균적으로 400ppm을 넘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며 "이산화탄소가 보이지는 않지만, 이것은 지구 온난화·열파·홍수·해빙·해수면 상승·바닷물 산성화를 의미하며 우리는 지금 무서운 속도로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기와 바닷물에 수백 년 동안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방출됐거나 방출될 양이 모두 더해지면서 지구 온난화와 바다 산성화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과학 법칙은 결코 타협할 수 없으며 바뀌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WMO는 이번 보고서를 오는 30일부터 12월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 세계 각국 대표가 모여 온실가스 방출 규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유엔 기후변화협약 회의에 앞서 정책 판단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