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테러가 ‘우리 돈’에 미치는 영향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사고 원인으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테러리스트가 설치한 폭탄에 의해 여객기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탑승객 224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입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달에는 터키 앙카라역 광장에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했었죠. 이 사고로 128명이나 목숨을 잃었는데요. 터키 검찰은 그 배후로 수니파 무장조직 IS를 지목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테러 안전지대는 아닌데요. 지난달엔 IS 연계조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SNS를 통해 “코엑스 주변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협박해 발칵 뒤집혔었죠. 다행히 실제로 일어나진 않았지만 테러 공포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테러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 2001년 발생한 ‘9ㆍ11 사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테러범들이 폭파한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가치는 11억 달러(1조 4300억원)였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국 정부는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 달러(52조원)를 투입했죠. 재난극복 연방 원조액 111억 달러(52조원)도 편성했습니다. 보이는 돈만 이 정도입니다.
보이지 않는 돈은 더 어마어마하죠. 가장 민감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건 주식시장입니다. ‘9ㆍ11 사태’ 이후 일주일간 미국 다우지수는 1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차 폭탄 테러가 있은 후 IBEX35는 5% 떨어졌죠. 두 지수가 사건 발생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는 각각 40일, 20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테러는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9ㆍ11 사태’ 이후 달러화는 엔화 대비 3.9% 절하됐습니다. 이를 회복하는 데는 23일이 걸렸죠. 2005년 런던 테러가 발생한 후 파운드화는 0.5% 절하됐고요.
금융 시장뿐만 아니라 산업계도 휘청입니다. 특히 관광업이 직접적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은 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간 걸프전과 테러 불안감으로 인해 관광수입이 570억 달러(64조 8300억원) 감소했습니다. 스페인은 1970년부터 1988년까지 테러 1건당 관광객 14만명이 줄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생명입니다. 테러범들은 군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총을 겨눕니다.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극악(極惡)입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과 박해에 희생되는 모든 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테러로부터 안전한 곳은 이제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