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 기업인 수사 일단락…총 12명 재판에

입력 2015-11-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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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고액의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중견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검찰 수사도 7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상습도박 혐의로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50) 대표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강남300 골프장 맹성호 회장(87)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이 탕진한 금액은 모두 500여억원으로 집계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마카오ㆍ필리핀ㆍ베트남 등지의 불법 도박장(정킷방)에서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170억원 상당의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도박에는 국내 폭력조직들이 깊숙이 관여했다. 범서방파ㆍ양은이파 계열 등의 폭력조직은 중견 기업인들에게 외상으로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한국에서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정킷방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로부터 협박을 당한 기업인도 있었다. 도박 빚을 갚지 못한 폐기물업체 l사 대표 오모(54)씨는 ‘영산포파’ 행동대장 전모(52)씨로부터 “도박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또 다른 원정도박을 종용당했다.

회삿돈을 빼돌려 자금을 마련한 기업인도 있었다. 유명한 고액 베팅 도박꾼으로 알려진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회삿돈 7억원으로 도박 빚을 갚은 사실이 드러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발전 및 사회적 책무를 해야 할 기업인들의 원정도박은 기업과 직원들뿐 아니라 국민과 국가 경제에도 피해를 미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이번 수사를 통해 향후 기업인들의 원정도박을 차단하고 국부가 유출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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