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박현주·김남구 ‘대우증권’ 누가 더 써낼까

입력 2015-11-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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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입찰’ 마감…3파전 구도

국내 증권업계 판도를 바꿀 대우증권 인수전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등 금융계 거물 3인이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금융권을 대표하는 쟁쟁한 세 후보 가운데 누가 인수에 성공하던지 명실상부한 토종 투자은행(IB) 1위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에 벌써 물밑작전과 기 싸움이 만만치 않다.

◇ LIG손보 인수 성공 윤종규, 대우證 품고 비금융사 시너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말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진 행보는 바로 계열사 시너지를 위한 잇단 인수합병(M&A)행보다.

그는 올 상반기 LIG손보 인수 성료와 함께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공을 들였다. 일찌감치 대우증권 인수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KB금융은 뛰어난 자본 조달력을 바탕으로 대우증권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금융지주회사로서의 탄탄한 면모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KB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고, 비은행 부문 계열의 비중이 작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대우증권 인수는 KB금융이 금융지주로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여기에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에 고삐를 죄고자 최근 2년 넘게 공석이던 지주 사장 자리에 국민은행 출신 김옥찬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깜짝 발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임중이라 대우증권 인수전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집중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단점을 이번 김 사장 선임으로 마무리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 호텔킹 박현주, 대우증권 품고 글로벌투자은행 도약= 최근 해외 유명호텔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떠오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엔 글로벌 IB역량 강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전에 올인하기 위해 지난 9월 인터넷은행 진출 포기와 함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박 회장의 선택을 두고 ‘진검 승부에 강한 승부사답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 자본은 6월 말 기준 현재 2조4476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말 확정된 유상증자 가격은 한 주당 2만1750원으로 이번 인수전에서 총 9561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

유증 절차가 마무리 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이 3조4000억원 규모로 늘어나 업계 3위로 도약한다. 여기에 대우증권 인수전에 성공하면 자기자본 7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다.

◇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한국판 노무라 야심”=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은 이번 인수전 최대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대우증권 인수전이 공론화되던 올 상반기부터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사전 검토 시너지를 조용히 준비해 왔다.

금투업계 일각에서도 구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의 통합 10주년을 맞이해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을 다짐한 만큼, 김 부회장이 이번 인수전에 사력을 다 할 수밖에 없다고 관측한다.

6월 말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총 자산과 자기자본은 각각 26조4000억원, 3조3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대우증권의 자산 34조6000억원과 자기자본 4조3000억원이 더해지면 국내 최대 증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는 과거 동원증권 시절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해 현재 눈부신 발전을 이룬 M&A승부사로 분류할 수 있다”며 “김 부회장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한국판 노무라에 대한 비전을 불태운 만큼, 막판 다크호스로 부각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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