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0개월째 뒷걸음질 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여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이기도 하다.
특히 수출 물량마저 5개월만에 감소세(-9.4%)로 돌아서며 품목별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호조세를 보이던 반도체 수출까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됨에 따라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13대 주력품목의 수출은 모두 내리막을 걸었다.
세계교역 감소, 중국경제성장 둔화, 저유가, 공급과잉 등 구조적인 요인과 맞물려 선박, 철강, 컴퓨터, 자동차,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주력품목의 수출 성장판이 사실상 닫혀버린 셈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13대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액은 340억600만달러로 작년 10월보다 18.1% 줄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로 따져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어든 3492억7700만달러였다.
13대 수출품목은 선박류, 무선통신기기(휴대폰, 휴대폰부품 포함),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제품, 반도체, 자동차, 자동차부품, 평판디스플레이(LCD 포함), 섬유류, 가전, 컴퓨터 등으로 전체 수출액의 79.3%를 차지한다.
작년 한해 동안 13대 수출액은 2.3%의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들어 1월 -2.0%, 2월 -3.7%, 3월 -7.1%, 4월 -9.7%, 5월 -12.9%, 6월 -4.0%, 7월 -6.9%, 8월 -17.4%, 9월 -9.5%, 10월 -18.1%로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엔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13대 주력품목이 모두 감소했다. 저유가 및 시설 보수의 영향을 받은 석유제품(-19억 달러, -44.9%)과 석유화학(-14억 달러, -31.6%)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금액으로만 총 33억달러가 줄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메모리 분야 단가하락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계속 증가세를 보이던 반도체마저 7.0% 줄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자동차 부품(-7.5%) 역시 지난달 4.4% 증가로 깜짝 선전하다 다시 한달만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선박의 경우 대형 해양플랜트 인도 일정이 없었던데다 탱커, 컨테이너, 가스운반선 등 상선 위주의 수출로 전년 동월보다 29억 달러 감소했다. 자동차(-1.3%)는 러시아ㆍ중국 등 신흥시장 수요 감소로 철강(-29.6%)은 단가급락으로 부진세를 나타냈다, 컴퓨터(-0.4%), 일반기계(-3.7%), 평판 디스플레이(-9.7%), 섬유류(-15.0%), 가전(-24.2%) 등도 감소세였다.
이로써 저유가 영향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각각 -37.3%, -21.7%로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휴대폰 및 가전제품(각각 -15.6%), 철강제품(-13.1%), 섬유류(-10.9%), LCD(-11.0%), 자동차(-5.8%), 평판디스플레이(-5.4%), 선박류 (-5.3%), 자동차부품(-4.6%), 일반기계(-1.7%)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품목은 휴대폰부품(32.0%), 반도체(3.7%), 무선통신기기(8.4%), 컴퓨터(2.6%) 등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58.7%),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32.8%), 유기발광다이오드(OLED)(26.8%) 등 신규 유망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기는 했지만 수출 물량으로 보면 93억5300만달러로 아직 그 규모가 크게 작아 전체 수출액 증가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