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31일(현지시간) 승객 200여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했다.
AFP 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1분 이집트의 홍해변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코갈리마비아 항공 소속 A-321 여객기가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추락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어린이 17명을 포함해 승객 217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22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탑승객 대부분 러시아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사고 직후 성명을 내고 여객기가 시나이 중부 지역에서 추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총리실은 즉각 사고에 대응하고자 장관급 사고 대책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는 이륙 후 23분 만에 레이더망에서 사라져 교신이 두절됐으며 레이더망에서 사라지기 직전 긴급 착륙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사가 보도했다.
이집트 항공 당국은 승객과 승무원의 생사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시나이 반도 북부 산악지대에 추락한 여객기가 완전히 부서졌으며 승객 대부분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집트 당국은 추락 지점인 시나이 반도 북부 알아리시 남쪽에 군용기와 구조반을 급파했으며 이 여객기 승객의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국영 MENA통신은 구조반이 인근 병원으로 시신 여러 구를 옮겼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 소식통도 여객기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확인했다.
사고 지역인 시나이 반도는 이슬람 급진 수니파 이슬람국가(IS)의 이집트 지부로 자처하는 무장조직의 근거지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 사고수습위원회 위원장은 기술적 원인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격추 가능성을 배제했다. IS가 여객기를 추락시킬 만큼의 대공 전력을 보유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이유에서다. 이집트 보안 당국도 여객기가 격추됐다는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객기 추락 지점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이집트 지부 근거지로 알려져 IS가 여객기를 격추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긴급구조 병력을 사고 현장으로 보내라고 지시했고 러시아 당국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