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작업이 마지막 관문만 남겨놓고 있다. 통신과 방송시장을 아우르는 '공룡기업' 출현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3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인수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CJ오쇼핑 3사가 오는 11월 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위한 협상은 오래전부터 진행된 사항"이라며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인수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 같다"고 귀띔했다.
CJ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도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양측이 협상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양측의 인수협상은 막바지 단계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금액은 1조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는 CJ헬로비전 시가총액(10월 30일 종가기준 8442억원)에 최대주주인 CJ오쇼핑이 보유한 지분 53.9%를 고려한 계산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잠재적 가치, 케이블가입자 등을 적용한 금액이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방송과 통신시장에서 무서운 파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유선통신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시장과 알뜰폰시장에서 선두기업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할 땐 날개를 달게 된다. 케이블방송시장에서 CJ헬로비전은 가입자 416만명(28%)를 보유한 1위 사업자이다. 알뜰폰시장에서도 8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88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뒤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이동통신영역과 유료방송영역에서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게 된다.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은 4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자회사인 SK텔링크의 가입자 83만명과 CJ헬로비전의 가입자 86만명을 더하면 169만명의 가입자 기반을 갖추게 된다. 알뜰폰시장의 약 30%를 확보하는 셈이다. 유료방송시장에서도 영향력이 극대화된다. CJ헬로비전의 416만명 가입자와 SK브로드밴드의 325만명 IPTV가입자를 합치면 단숨에 741만명의 유료방송사업자로 탄생하게 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협상은 SK측이 플랫폼 확대와 가입자 기반 강화을, CJ측이 콘텐츠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