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화학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계열사 재편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붙이고, 떼고, 쪼개기’로 이어지는 사업재편 작업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3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남아있던 화학계열사를 모두 롯데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에 핵심 화학계열사인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해 방위산업계열사인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곳을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어 근 1년만에 다시 롯데그룹에 삼성SDI 케미칼부문(90%), 삼성정밀화학(31.23%), 삼성BP화학(49%)의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재편작업은 3년 전인 2013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에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를 결정했다. 얼마뒤 엔 삼성SDS가 네트워크업체인 삼성SNS를 흡수 합병했고 같은해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중인 삼성코닝 지분 42.6%를 미국 코닝에 전량 매각했다.
다음해인 2014년 3월 삼성SDI는 제일모직의 소재부문을 합병키로 했다. 패션사업은 에버랜드에, 소재부문은 삼성SDI에 넘기는 구조였다. 그 해 9월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도 추진했으나 결국 주식매수청구금액이 높아 무산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화학계열사(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와 방위산업계열사(삼성테크윈·삼성텔레스)를 묶어 한화그룹에 넘겼다. 올해들어서도 삼성그룹의 계열사 재편작업은 이어졌다. 지난 5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결의 뒤 9월에는 합병법인을 출범시켰다.
현재에도 계열사 간 재편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SDS와 삼성SDI 등의 합병 얘기다.
삼성그룹이 적극 추진중인 계열사 사옥이전도 관심이다. 기존 태평로 삼성본관을 사용하던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사초사옥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삼성생명 역시 태평로 사옥을 매각한 뒤 서초사옥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계열사 매각과 사옥이전 등의 재편작업은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에 맞춘 전략으로 판단된다”며 “삼성그룹의 계열사 재배치 작업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