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수·합병(M&A)이 활발한 글로벌 제약업계에 또 한 차례의 ‘빅딜’이 나올 전망이다.
화이자가 보톡스 제조업체인 앨러간과의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근 앨러간 측에 접근해 합병을 의논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아직 논의가 초기 단계여서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앨러간의 시가총액은 1125억 달러(약 127조2900억원)에 달해 합병이 성사되면 올해 최대 규모 M&A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높은 가격이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라고 WSJ는 지적했다. 올 들어 M&A 최대 기록은 세계 1위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경쟁사 사브밀러를 10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건이다.
이언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경쟁 제약업체 주가가 최근 떨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수 논의가 오가는 시점에서 가격 조정이 이뤄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문제는 합병이 이뤄지고 난 후 ‘브렌트 사운더스 앨러간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운명이 어떻게 되느냐’이다. 합병 결과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앨러간 경영진들이 달갑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합병이 이뤄지면 화이자는 앨러간의 보톡스와 안구건조 치료제 ‘레스타시스(Restasis)’ 등 유명 약품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게 된다. 화이자는 최근 160억 달러 규모 호스피라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약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아울러 앨러간은 화이자의 성장도 촉진할 수 있다. 화이자는 지난 분기 121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환율 요인을 제외한 매출 증가율은 6%다. 아직 앨러간은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분기 매출 증가율은 10%에 달했다.
세금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화이자는 뉴욕에 본사가 있지만 앨러간은 미국보다 세율이 월등하게 낮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거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화이자는 세금 절감을 노리고 1200억 달러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를 인수하려 했으나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