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자신의 연봉을 깎고 전 직원의 연봉을 최저 7만 달러(약 7900만원)로 올리겠다고 공언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업체 그래비티페이먼츠의 댄 프라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연봉을 100만 달러에서 7만 달러로 대폭 삭감하는 등 과감한 실험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프라이스 CEO의 회사는 실험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쑥쑥 성장하고 있다. 미국 IT전문매체 Inc닷컴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과 이익 증가율은 연봉을 올리기 전보다 2배나 올랐다.
프라이스 CEO는 연봉 뿐만 아니라 자택까지 저당잡히고, 300만 달러에 달했던 투자자금도 회사에 쏟아부은 상태. 그의 정책에 많은 이가 칭찬했으나 일부는 자본주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달리 회사 실적이 급성장하는 것은 물론 고객과 직원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에 그쳤다. 직원 2명이 반발해 회사를 떠났지만 몰려드는 이력서에 회사는 15명의 직원을 더 뽑아 현재 90명에 이른다. 야후 임원 출신인 타미 크롤도 프라이스 CEO의 철학에 반해 80~85%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그래비티에 합류했다. 고객 재방문율은 91%에서 95%로 높아졌다.
사실 현재 프라이스를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는 그의 형이자 그래비티 주주인 루카스의 고소장이다. 루카스는 동생이 연봉을 삭감하기 전 너무 많은 보수를 받았다며 동생을 고소했다. 고소장은 프라이스가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하고 나서 11일 후 법원에 제출됐다. 형제가 합의하지 않으면 첫 재판이 내년 5월 열릴 예정이다. 프라이스는 이에 따른 법적 비용이 1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프라이스는 “회사를 세우고 나서 형의 허락 없이 내 연봉을 올린 적이 없다”며 “또 이전에도 여러 차례 연봉을 자발적으로 깎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나는 80% 삭감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라이스는 출판사 바이킹프레스와 책을 내기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는 “책을 통해 갑작스런 연봉 인상으로 무엇이 잘 됐고, 잘못됐는지, 그리고 여기서 얻은 교훈은 무엇일지 밝힐 것”이라며 “여기서 얻은 수익은 회사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봉 인상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매일 나는 행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