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에 따라 은행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주거래 통장을 간편하게 바꿀 수 있어 은행들은 각종 수수료 면제, 우대금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계좌이동제가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새로 출시한 대표 상품들 유치 금액이 7조4213억원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7월31일 계좌이동제 대비 상품으로 출시한 ‘KB국민ONE통장’은 이달 26일까지 32만5426좌에 7018억원을 끌어모았다.
신한은행이 지난 7월14일 내놓은 신한 주거래통장은 이달 26일까지 94만3139좌를 통해 2조7112억원이 누적됐다.
KEB하나은행의 ‘행복Knowhow(노하우) 주거래 우대통장’은 지난해 10월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출시한 ‘행복노하우통장’까지 포함할 경우 이달 26일 현재 142만7986계좌에 2조2781억원이 누적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출시한 우리웰리치주거래통장이 지난 26일까지 101만7643계좌에 1조7302억원이 모였다.
계좌이동제는 통신사요금, 카드요금, 아파트관리비 등의 납부 계좌를 인터넷 신청 한 번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계좌이전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다.
은행들은 계좌이동제로 유치한 고객의 예금계좌를 ‘핵심계좌’라고 표현한다. 흔히 요구불예금(자유입출금식통장)이라고 하며 관계자들은 이 시장을 약 5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핵심계좌는 관리 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고객에 주는 이자율이 0.1%로 낮은 저원가성 예금이다.
상품으로 치면 단가가 아주 낮은 물건으로 박리다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저금리에서도 은행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통한다. 때문에 은행들이 파격적인 혜택으로 계좌이동제 고객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