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의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3분기 실적에서 6000억원대의 영업손실로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만 3조원 규모의 손실을 반영한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이 그나마 흑자전환하며 체면을 세웠지만, 매출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3분기 이익에는 400억원이 넘는 일회성 이익이 반영돼 수익성 정상화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이 26일 밝힌 실적에 따르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6784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영업적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공정지연과 건설장비부문 판매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8.7% 줄어든 10조 918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451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에 조선부문 반잠수식시추선 계약 취소에 따른 손실을 미리 반영하고, 유가 하락 등 해양부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예상 손실 충당금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추가 대규모 적자 가능성은 낮아 4분기에 흑자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수주 부진으로 실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부문에서 고수익 선박 매출증가가 예상되고, 해양플랜트부문에서도 공정안정화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다만 여전히 대형 해상, 육상플랜트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은 단기 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분기 해양플랜트손실을 대부분 반영한 삼성중공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에 영업이익 846억원, 매출액 2조 4364억원, 당기순이익 50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이치스 프로젝트의 공정준수에 따른 인센티브 310억원 등 일회성 요인 410억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영업실적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2분기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단기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저수익 해양플랜트 공사 매출이 지속되고 있어 저수익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매출이 전분기보다는 69.3% 크게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수주가 수익성 확보의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실적 안정세 확인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추가적인 수주 소식”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LNG선, 유조선, LNG-FSRU 등의 수주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