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냐 과거냐.’ 산업 분야별 특성 차이가 주가의 희비를 갈랐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차와 같은 미래 성장동력 분야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플랜트와 같은 전통 굴뚝산업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산업 분야별 온도 차이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19~2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10.14포인트(0.50%) 오른 2040.40에 마감했다.
◇LG전자, 삼화콘덴서 전기차 실적 기대에 ‘上’ =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는 전기차 부품 관련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포진했다. 스마트폰 부진으로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LG전자는 23일 종가 기준 5만3000원에 마감해 지난 한 주 동안 15.34% 올랐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21일 전 거래일보다 14.41% 뛴 5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 30일 14.9%(종가기준) 급등한 이후 7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LG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15.47%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는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전기차 분야가 LG전자의 미래 육성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적 개선에도 본격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이었던 LG전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 매출이 올해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LG전자의 주력 산업 분야가 변화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휴대폰, TV, 가전 등 세트사업 중심에서 신성장 동력인 자동차 분야로 사업구조 전환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삼화콘덴서도 전기차 산업의 실적 개선 전망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 회사는 종가기준 지난 16일 6270원에서 23일 8360원으로 마감, 한 주 동안 33.33% 올랐다. 삼화콘덴서는 지난 20일에는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 삼화콘덴서는 차량 전장 부품에 사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의 수익성 회복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18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매출액은 4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다. MLCC 사업은 상반기 누적 기준 약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삼화콘덴서 실적의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계열사인 삼화전자(29.62%)와 삼화전기(21.27%)의 주가도 지난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 수혜주도 있었다. 핫텍은 지난주 32.82% 올라 코스피 시장 상승률 3위를 기록했다.
핫텍은 최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중원복탑 면세점에 의류와 화장품 상품 공급권을 확보했다. 핫텍은 이달 말 리뉴얼 오픈 예정인 중원복탑 면세점에 한국 화장품과 의류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뉴프라이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뉴프라이드 주식 16만4581주를 보유한 이후 뉴프라이드 자회사와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쌍방울, 이트론, 뉴프라이드 등과 함께 중국 관련주로 꼽히는 핫텍은 스포츠와 게임, 화장품과 면세점 쇼핑을 결합해 중국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쇼크, 지난주 최대 이슈 =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1조5127억원의 영업손실은 지난주 코스피시장 하한가 종목 중 최대 이슈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에도 1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시 손실 이후 이 회사의 추가 대규모 손실을 예측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종가기준 16일 3만1450원에서 23일 2만750원으로 마감해 이 기간에 34.02%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 하락률 1위를 기록한 수치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의 추가 손실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이번 대규모 손실은 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서 수주한 플랜트 공사의 공기지연, 추가공사 발생에서 발생했다.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재정상태가 나쁘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추가 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대규모 손실로 말미암은 재무상태 악화를 막고자 2016년 3월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또 장부가 3500억원의 상일동 사옥도 매각할 계획이다.
두산엔진의 주가도 지난주 약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사가 보유한 두산엔진 지분을 지난 19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했다. 그러나 두산엔진 지분의 매각 흥행이 실패하면서 이 회사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보유 지분 전량(8.06%)인 560만주를 시장에 내놨지만 이 가운데 절반만 처분에 성공했다.
매각 전날 수요예측 때는 최종 할인율 15%를 적용, 매각가격은 3940원에 결정됐다. 적지 않은 할인율이었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두산엔진의 성장 가능성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서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고려포리머(-21.69%), 중국원양자원(-20.83%), 코오롱글로벌(-18.33%), CJ씨푸드(-16.14%), 현대상선(-13.50%), 깨끗한 나라(-13.33%)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