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집무실에서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이일민 전무<사진>를 해임했다. 이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선임한 인물로, 신 총괄회장을 둘러싼 신동주-동빈 형제간의 갈등이 집무실 출입에 이어 비서실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20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19일 오후 이 전무를 직접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이 전무는 이날 집무실을 떠났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 비서실장 후임 인선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은 “그 동안 비서실장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지난 8월 김성회 전무가 사의를 표한 뒤 비서실장을 맡아왔다. 김 전무는 24년동안 신 총괄회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필해온 인물로, 당시 차남 신 회장이 총괄회장 비서실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김 전무를 해임하고, 이 전무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일민 전무 해임을 놓고 롯데그룹 측은 “공식 인사명령을 받은 비서실장을 내보내는 등 있을 수 없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것은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총괄회장의 의사라고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나 조치들이 과연 총괄회장의 전정한 의사인지도 의심스럽다”며 “롯데는 더 이상의 업무중단 사태를 방치할 수 없기에 19일 대표이사 명의로 현재 롯데호텔 34층 비서실에 머물고 있는 외부인들의 퇴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 측이 퇴거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