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으로 양국의 새 밀월시대가 막을 올릴 전망이다.
시 주석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으로 19일(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국빈 방문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 2012년 영국은 중국의 티베트 탄압을 계기로 중국과의 왕래를 중단했다. 그러나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체제 이후 친중정책으로 선회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오스본 장관은 중국 배낭여행을 하고 딸과 함께 중국어를 배울 만큼 친중파로 알려졌다.
오스본 장관은 “영국과 중국 관계가 황금시대로 돌입했다”며 시 주석의 영국 방문을 환영했다. 영국 내 위안화 거래, 중국기업 투자유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결정 등 역시 그의 작품이다.
지난 2000~2014년 중국의 대(對)영 수출 규모는 122억 유로(약 16조원)로 같은 기간 독일(68억 유로), 프랑스(59억 유로) 등 다른 유럽 국가보다 훨씬 크다.
영국은 미국과 중국의 지위 역전을 전망하고 친중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영국 방문이 더욱더 주목을 받는 이유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앞선 영국 지도자들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강력한 지도력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중동 정세를 두고 지도력 문제 등이 논란에 휩싸이며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영국은 이번 시 주석의 영국 방문 중 위안화 거래, 원자력발전소, 고속철도 건설 등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영국 재무차관에 임명된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앞으로 10년은 미국과 중국의 지위 역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시 주석의 방문을 통해 영국은 중국과의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자금 면에서의 관계도 더 강화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의 민주화 및 인권탄압 문제를 방치한 채 양국이 밀월관계를 연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난해 홍콩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에 대해 영국은 침묵했고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오스본 장관이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 논란이 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인 우루무치를 방문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