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라인의 PC 버전에 메신저 보안성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비밀채팅’ 기능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SK 컴즈는 메신저 네이트온에 작년 말 이미 구현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라인은 자동으로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적용하는 레터실링(종단 간 암호화 방식 중에 한 종류) 기능을 추가했다”며 “레터실링 기능은 스마트폰은 물론, 세계 최초로 PC에서 주고받는 메시지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네이버를 포함한 메신저 업체들은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감청 논란이 불거지자 이용자의 개인 사생할 보호를 위해 수사기관 등 외부기관이 열람할 수 없는 사이버 비밀 대화 공간인 비밀채팅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 메시지를 입력부터 최종적으로 수신하는 모든 단계에서 암호화하는 ‘종단간 암호화’ 교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업체별로 그 수준이 다르다.
네이버 라인은 기존에 모바일 공간에서만 비밀채팅 기능을 제공할 수 있었으나 이번 기술 개발로 PC 버전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네이버가 라인 PC 버전에 비밀채팅 기능을 추가하면서 쓴 ‘세계 최초’라는 표현에 업계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SK 컴즈 관계자는 “네이트온이 작년 말에 이미 모바일, PC 버전에 종단 간 암호화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 컴즈는 지난해 12월 “네이트온이 선보인 비밀대화는 국내 메신저 중 최초로 모바일은 물론 PC 버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1:1 대화뿐만 아니라 그룹대화방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와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카카오톡 등 총 4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기업과 비교한 결과, 라인 PC 버전 비밀채팅 기능이 세계 최초라고 판단했으며, 대화 처음부터 비밀채팅방을 만들어야 하는 타사와 달리 네이버는 대화 중도에 비밀채팅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세계 최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해 작은 기술 차이를 크게 부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국내 1위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지나치게 의식, 카카오톡이 이루지 못한 PC 버전 비밀채팅 기능 성공을 부각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