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13일(현지시간) CNN 주최로 라스베이거스에서 1차 TV토론을 치렀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이들 후보의 토론 성적에 점수를 매기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다른 경쟁자들에게 ‘한 수’ 가르쳤다고 호평했다.
통신은 클린턴 후보에게 토론자 중 가장 높은 ‘A’를 줬다. 세련되고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하면서도 그가 잘 쓰는 유행어들을 섞어가면서 분위기를 휘어잡았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초반 다소 느린 출발을 보였으나 토론 시작부터 자신을 지지하는 청중의 반응에 힘입어 자신감을 찾고 승기를 잡았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토론의 중심에 있었으며 난처한 주제도 교묘하게 잘 다뤘다. 다른 후보보다 월등한 토론 기술을 이용했으며 모든 미디어의 질문과 반대편의 공격에 미리 준비된 모습이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유머와 침묵을 적절하게 구사해 민주당 내 경쟁자는 물론 공화당의 맞수들도 클린턴을 공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B-’라는 점수를 받았다. 초반에는 자신감 있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펼쳤으나 이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고 클린턴 후보의 공격에 다소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클린턴과 직접 눈을 맞추기 보다는 앞을 바라보고 말하는 모습도 감점 요인이었다.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다루지 말자고 얘기했을 때는 그가 크게 보였지만 토론 중 나온 여러 질문에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박한 점수를 받았다.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C+’였다. 토론 중반부터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 때때로 공격 화살을 샌더스로 돌려 클린턴의 경쟁자가 아니라 동맹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D+’였다. 평소보다 온화한 이미지였지만 대선 후보로 나서기 위한 전략이나 전술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짐 웹 전 상원의원은 가장 낮은 ‘D’를 받았다. 청중의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종종 자신에게 주워진 시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