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해외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리인상 연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피셔 부의장은 11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계기로 열린 국제금융전문가그룹 G30 주최 국제금융 세미나에 참석해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은 ‘예상’이지 ‘약속’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은 견실한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고용시장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첫 금리인상 시점과 뒤이은 연방 기금금리 목표 조정은 향후 경제 진전 상황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피셔 부의장은 지난 8월 말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 당시만 해도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대외 변수에 따라 이런 예상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것과 관련, “통화정책 정상화에 앞서 중국 경제에서 비롯된 최근 글로벌 경제와 시장 상황을 평가하는데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수출입과 자본수지 등을 통해 해외 상황이 미국 경제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클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페루 리마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회복세가 평균 이하”라며 “연준은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미국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데에 베팅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트레이더들은 이달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8%로 봤다. 12월은 37.4%로 점쳤는데, 이는 9월 초 약 60%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내년 1월도 44.9%에 그쳤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잡힌 3월은 59.3%로 상대적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