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30대 그룹의 자산승계율은 평균 40.2%다. 자산승계율이란 오너 일가가 소유한 그룹 주식자산 대비 자녀세대가 소유한 주식자산 비율이다.
현재 2세에서 3세로 지분승계가 종료됐거나 진행 중인 그룹은 삼성, 현대백화점, 신세계, 두산, GS 등이다. 특히 두산과 GS는 4세대로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은 총수 지분이 0.71%, 혈족 지분이 0.57%로 자산승계율은 47.5%에 이른다. 특히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이 보다 강화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재계에서 거론된 이 부회장 승계의 맹점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낮은 지배력이었다. 현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부회장은 직접 보유한 지분 외에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지금보다 높였고, 금융 계열 지주회사 격인 삼성생명에 대한 영향력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지분 19.3%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가졌다.
현대백화점은 총수 지분 4.58%, 혈족 지분 3.77%로 자산승계율이 84.0%에 달했다. 신세계는 총수와 혈족 지분이 각각 2.01%, 1.79%로, 자산승계율이 40.2%였다. 두산과 GS의 경우 자산승계율은 각각 73.8%, 21.1%로 집계됐다.
지분 이동에 따른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3~4세가 그룹 내 주요 기업에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현대자동차, LG,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LS, 금호아시아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아버지 정몽구 회장과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공격적인 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자녀가 아직 어려 경영 참여를 논하기 이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SK와 롯데는 현재 2세가 경영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가족경영 문화가 자리잡은 국내 기업은 외국계 투기자본의 지분 취득에 따른 경영 간섭 등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3~4세 경영인들의 보다 안정적 경영을 위해 사업 및 지분구조 재편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