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있는가.
그 일에서 취미를 찾을 수 있는가.
그 취미에 미쳐본 적이 있는가.
일본 최대의 소셜 게임업체 ‘GREE(그리)’의 설립자 다나카 요시카즈(38)는 그랬다.
재벌가의 자손도 아닌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그가 젊은 나이에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건 오롯이 열정의 결과였다.
1999년에 일본대학 법학부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다나카는 소니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현 SONET)에 공채 1기로 입사했다. 그러다가 2000년 2월 친구의 소개로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라쿠텐으로 전직했다. 그곳에서 그는 경매, 블로그, 애드 네트워크, 제품 리뷰를 비롯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듬해 가을, 다나카는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 삼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개발을 시작했다. 바쁜 일상 탓에 친구들의 얼굴을 볼 시간조차 없었던 점이 아쉬웠던 그는 자주 만나지 않고도 친구의 근황을 알고,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탄생한 게 2004년 2월, 자신의 개인 웹 사이트에 공개한 ‘GREE(그리)’였다. 당시 폐쇄형 SNS인 그리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공개한 지 불과 1개월 만에 회원수가 1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는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고, 운영자인 다나카 역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당시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취미로 포르쉐를 사거나 세계일주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취미로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며 자신의 취미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그리는 곧 그에게 대수로운 일이 되어버렸다. 회원 수 7만 명이 넘는 그리를 직장까지 다니면서 관리하다 보니 여가 시간이 없는 것은 물론 서버 임대 비용 등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다나카는 같은 해 12월, 라쿠텐을 그만 두고 ‘그리 주식회사’를 설립해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시간은 많고 돈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소셜 게임을 선보인 건 그리 성장의 큰 원동력이 됐다. 세련된 그래픽으로 게임 마니아들을 공략해온 기존 콘솔게임에 비해 그리의 게임은 볼품이 없었지만 무료라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리는 이 점을 앞세운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으로 SNS 여명기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2008년 12월 그리는 도쿄증권거래소가 운영하는 신흥기업 전용 시장인 마더스에 상장했다. 2010년 6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도 입성했다. 당시 그의 나이 33세. 상장사 CEO 중 최연소였다. 창업한 지 6년 만에 이룬 성공 신화였다.
다나카는 “역경은 확실히 힘들다. 그리라는 회사는 역경 속에서 항상 꿈을 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왔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뭐든 일단 부딪혀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해보지 않으면 어떤 게 정답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시도해봐야 궤도 수정도 빨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능률협회 이사장이자 저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하타케야마 요시오는 저서에서 “돈을 좇으면 돈 쪽에서 먼저 도망쳐버리기 쉽다. 돈을 번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자연히 돈이 따라온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나카의 성공 신화는 하타케야마가 언급한 ‘돈 번 사람’의 공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