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온양 출신의 한 초등학생이 있었다. 그의 외할머니는 시장에서 일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과 정면 충돌해 세상을 떠났다. 가해 차량은 음주운전 운전자가 몰던 차였다. 이 초등학생은 당시에는 음주운전이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성장하면서 이러한 사고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구자룡 버튼테크놀로지 대표가 대리운전 앱 버튼대리를 만들게 된 이유다.
버튼대리는 지난해 4월 8일 출시한 대리운전 앱 서비스다. 아날로그 방식인 전화로 하던 것을 디지털로 바꾸면서 탄생했다. 구 대표는 “어떻게 보면 IT 대리운전 회사로 볼 수 있다”며 “아날로그는 정체 상태지만 디지털은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디지털화의 거대한 잠재력을 설명했다.
사실 구 대표가 대리운전 앱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언론홍보를 전공한 그는 버튼대리 론칭 2년 전인 2012년부터 사업을 준비했다. 당시에는 대리운전 앱 350개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을 활발하게 펼치던 시기. 하지만 그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편리한 대리운전’을 기본 방식으로 론칭 6개월 만에 월 방문자 1위를 기록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8월에는 회원 수 25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구 대표는 “대리운전을 사용하는 주 고객들의 연령대는 30~50대가 가장 많다”며 “경제력이 있는 고객들이 실질적인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 대표는 버튼대리를 서비스하기 전에는 픽사라고 하는 비주얼 SNS를 운영했다. 현재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이 서비스 사업은 잘된 편은 아니라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에는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하지만 이후에는 시장 규모가 있으면서 실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하지만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대리운전이었다. 대리운전의 연 시장 규모는 4조원에 달한다. 전화를 걸어서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불편한 게 당연했지만 이 방식에 길들여져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은 없었고 시장도 계속 커간 것이다. 구 대표는 이러한 점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는 것에 착안했다.
구 대표는 “울산과 부산 등에 이어 이달 말까지 촘촘하게 전국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서비스 이름은 해당 지역명을 따 대전은 대전버튼, 울산은 울산버튼 등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구 대표는 업계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올 연말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 여성 운전자를 위한 핑크버튼 서비스다. 전체 운전자 중 15%에 해당하는 여성 운전자에게는 여성 대리운전 기사를 배치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여성 손님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과 동시에 여성의 고용 창출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핑크버튼 서비스는 이르면 내달 정식 론칭될 예정이다.
구 대표는 대기업의 대리운전 진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는 “아날로그 대리운전 시장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을 우리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며 “대기업이 참여해 디지털로 바꾸고 시장성장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이 대리운전 분야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택시분야 성공과 대리운전 분야는 완전히 다른 만큼 대기업과 상생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