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미국 재계의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미국 워싱턴 주 레드먼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캠퍼스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제8회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에 미국과 중국 IT 산업을 대표하는 거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이날 주빈은 시 주석. 그를 만나기 위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화텅 텐센트 CEO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IT계의 거물들이 모였다. 13억 인구에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온라인쇼핑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CEO들로 포럼은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개혁을 지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중국의 규제 완화가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미국 기업인들의 우려를 완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아울러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사이에 일부 긴장된 국면을 풀려고 노력했다고 WSJ는 전했다. 시 주석은 “개혁이 없다면 성장 동력도 없다”며 “중국은 외부 세계를 향해 더 폭넓게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는 현재 중국에서 페이스북 접속이 차단됐음에도 중국시장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날 포럼에서 시 주석과 중국어로 1분간 대화해 눈길을 끌었다. 저커버그는 중국계 부인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베이징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30분간 강연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포럼을 마치고 찍은 단체사진에 주목했다. SCMP는 사진 속에는 지니 로메티 IBM 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각각 시 주석의 오른쪽과 왼쪽에 섰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선호하는 IT 기업이 IBM과 MS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 주석을 보기 위해 모인 것은 IT 기업 CEO 뿐만이 아니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E) CEO,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포럼 전 열린 폴슨연구소 주최 미·중 기업인 원탁회의에서 시 주석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시 주석은 24일 워싱턴D.C.로 이동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개인 만찬을 가진 후 25일 공식 정상회담에 임한다. 두 정상은 사이버 해킹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다만 정상회담 시간이 1시간으로 비교적 짧아 외교 소식통들은 24일 비공식 만찬에서 더 진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