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이태원 살인사건' 재판 시작…수사검사 vs 검찰 출신 변호사 공방 예고

입력 2015-09-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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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의 진실이 밝혀질까. 피고인 아더 존 패터슨(Arthur John Patterson·35·미국국적)이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만에 국내로 송환된 가운데 첫 재판이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장준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달 2일 오후 2시로 잡았다.

검찰은 그동안 패터슨의 신병이 확보될 때를 대비해 보완수사를 진행해왔다. 혈흔형태분석과 진술분석기법을 적용한 수사를 거친 검찰은 사건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혈흔과 패터슨의 유전자 감식 결과를 대조하면 혐의를 입증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011년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들을 검증하기 위해 당시 사건이 벌어졌던 햄버거 가게 화장실을 세트로 만들어 직접 현장 재연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20여년 가까지 지난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애초에 검찰이 패터슨을 살인혐의로 기소하지 않은 것은 현장에서 확보한 직접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검찰은 패터슨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 주변인들을 통해 진술을 확보하는 수사를 병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패터슨이 출국 직후 자신의 범행을 주위에 자랑삼아 얘기했다는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이러한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사건의 어려움을 감안해 검찰은 이번 사건에 4년 전 직접 수사를 담당했던 박철완(43·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를 재판에 투입하기로 했다. 공판 과정에 예전 수사 검사를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검찰도 사건의 어려움을 감안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한편 패터슨 측은 역시 검찰 출신의 오병주(59·14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하며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오 변호사는 신일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공주지청장, 대전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하며 22년간 검찰에 재직했으며,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패터슨은 주한 미군 군속의 아들로 한국에 머무르던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1999년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출국했고, 범행 현장에 같이 있던 에드워드 리는 1999년 2년의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은 2011년 11월 패터슨이 진범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미국 당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고 미국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2012년 10월 송환 결정을 내렸다. 패터슨이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송환이 지연돼 왔지만 미국 법원에서 패터슨이 최종 패소하면서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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