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집계된 수출액(통관 기준)은 276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작년 추석연휴가 월초에 있어 이미 이달 20일까지 조업일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일 많았음에도 수출은 더 줄었다. 월말 추석연휴(28~29일)로 조업일수가 2일 더 줄어들 예정이라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수입도 239억6000만 달러로 20.4%나 대폭 줄었다.
올해 들어 수출액은 1월 0.9%, 2월 3.3%, 3월 4.5%, 4월 8.0% 줄어들었고, 5월 들어서는 두 자릿수인 11.0%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6월에는 감소폭이 2.4%로 줄었으나 7월 다시 3.4%로 커진 데 이어 8월 들어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치인 14.7%나 감소했다.
남은 하반기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다. 올해 내내 엔화 약세로 시달린 한국 수출은 8월 들어 중국 위안화 약세의 공세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여파가 2~3개월 후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 부진 우려에 맥을 못 추고 있는 국제유가도 우리 수출의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 수출액 감소를 가속화할 우려가 적잖은 데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 침체도 간과할 수 없는 대외 악재다.
실제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발표한 7월 무역경기확산지수를 보면 수출경기확산지수는 전달보다 1.9포인트 하락한 40.7포인트를 기록했다. 무역경기확산지수는 50을 기준으로 50보다 작으면 경기하락(수축) 국면임을 의미한다. 수출지수의 경우 실수출입경기보다 약 7개월 선행한다. 앞으로의 수출경기 흐름에도 먹구름이 잔뜩 낀 것이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화 약세라는 호재에도 중국의 경기둔화와 일본 엔화 약세, 세계교역량 정체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지속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