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현지 경찰과 난민의 충돌이 빚었다. 헝가리가 난민 입국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유럽행을 위해 헝가리를 지나야 하는 난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16일(현지시간) 헝가리 뢰츠케 국경검문소에서 난민들이 물병과 돌 등을 헝가리 경찰에 던졌고 경찰은 난민들에게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대응하는 충돌을 빚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헝가리 경찰은 “난민이 돌과 병을 던지고 막대기를 휘둘러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한 탓에 아기를 안은 여성과 어린이 등 난민들이 최루가스를 마셔 세르비아 구급차가 현장에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AFP 통신은 난민 수십명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헝가리로 진입했으며, 헝가리 군은 기관총을 장착한 험비(고성능 4륜 구동 장갑 수송차량) 여러 대를 국경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총리로 약 2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정부는 이날 난민들과 충돌한 직후 세르비아 당국에 “무장 이민자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세르비아 측은 오히려 “국경에서 최루탄을 쏜 것을 강력 항의한다”며 헝가리 경찰을 비판했다. 다만, 세르비아는 이민자들이 헝가리 경찰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에 경찰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헝가리는 충돌을 빚은 뢰츠케-호로고스 국경 검문소를 30일 동안 잠정적으로 폐쇄한다고 세르비아 당국에 통보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오스트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루마니아에 이어 크로아티아 국경에도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난민 상당수는 헝가리를 지나 독일로 가는 길이 막히자 세르비아 북서부와 접경한 크로아티아로 경로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크로아티아로 입국해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과 북유럽으로 가는 도보행진에 나섰으며 이날 오후 300여 명이 크로아티아로 입국했다. 크로아티아 당국은 앞으로 4000명의 난민이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는 크로아티아와 다른 입장을 밝혔다. 슬로베니아 내무부는 이날 “EU 법규에 따라 독일 등으로 가려는 이민자들에게 안전 통로를 제공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EU 규정에 따라 자국에서 난민 신청을 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내무부도 이날 슬로베니아 국경에서 선별적 통제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