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의 경제 둔화로 인한 교역 감소,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글로벌 경제를 옥죄는 형국이다.
14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브라질, 캐나다, 일본, 러시아 등 6개 국가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3개국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기술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과거 세계 경제에 기회의 땅이던 신흥국 경제가 위축된 배경에는 세계 교역에서 15%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 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상반기 주요 67개국 기준으로 세계 교역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교역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줄어 6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톈안먼 사태 다음 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7% 이하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보다 낮을 것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실제 성장률을 5%로,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3~4%로 각각 예상했다.
중국 경제의 침체 여파로 세계 경제도 치명상을 입고 있다. 지난 3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 포인트 낮춘 2.7%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지난 8월 말에 주요 20개국(G20)의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내렸다.
급기야 과거 신흥국 중에서도 블루오션으로 꼽혔던 브라질과 러시아 2개국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지 한 달 반만인 지난 10일에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신용등급을 낮췄다. 무디스도 지난 1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 지 한 달여 만에 재강등, 투자부적격 등급을 부여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이사 출신인 씨티그룹의 윌렘 뷔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순환적으로 경착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계 경제가 향후 2~3년 안에 중국발 리세션에 빠질 확률이 55%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와 브라질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중국까지 무너지는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