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됐다.
겉으로는 치열해 보이지만 실상은 예년보다 느슨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감을 준비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걱정하는 의원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서다.
이번 국감은 애초 10월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일정이 훨씬 빨라지면서 준비 시간이 다른 때의 절반으로 줄었다. 국감은 이날부터 23일까지 1차로 실시하고,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이어진다.
준비 시간이 한정된 상태에서 국감을 일찍 시작하다 보니 내실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감 준비를 위해선 아이템도 잡아야 하고, 정부 부처 등 수많은 피감기관에 자료도 요청해야 한다. 분석 작업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새누리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국감 자료 준비 때문에 밤늦게까지 일한 시간이 작년보다 많은데 성과는 더 작은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야 의원들은 사실 지역 민심이 더 걱정이다. 현역 의원이 아닌 경쟁자들이 한참 지역구를 누비고 있을 시간에 자신들은 국감장에 발이 묶여 있으니 좌불안석이다.
이런 연유로 국감장에선 자신의 질의가 끝나면 지역구 관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꽤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 행사 참가를 위해 동료 의원들과 아예 질의 순서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국감은 의정활동 평가의 일부분이지만, 지역구 행사를 찾는 건 공천과 직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며 “공천을 결정하는 데 있어 민심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의원들을 지역으로 떠미는 이유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