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남아돌아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지만 치즈를 필두로 유제품 수입은 점점 늘고 있다.
6일 낙농진흥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쓰고 남은 원유(原乳)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 재고량은 26만4천744t으로 작년 6월(19만1천813t)보다 38% 증가했다.
분유 재고량은 지난해 11월에 2003년 이후 11년 만에 20만t을 넘은 이래 지금까지 줄곧 매달 20만t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 12월 말 9만2천677t이었던 우유 재고는 지난해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젖소 집유량이 많아진 데다가 사료 값이 내린 영향이 맞물려 원유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작년 원유 생산량은 221만4천t으로 2013년(209만3천t)과 비교해 5.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업체별로 원유 생산 감축 정책을 펼쳐 올해 2분기 원유 생산량은 작년 2분기의 57만146t보다 1.6% 줄어든 56만1천59t이었다.
그럼에도 우유 소비가 부진해 잉여 원유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구당 우유 월평균 구매액은 2012년 2분기 1만4천447원에서 올해 2분기 1만2천88원으로 16.3% 줄었고, 같은 기간 월평균 구매량은 5.79㎏에서 4.92㎏로 15% 감소했다.
또 국내에서 우유가 남아돌지만 유제품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흰우유(백색시유)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치즈와 탈지분유 등의 수요가 늘어나서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최근 3년간(2012∼2014년) 주요 유제품 수입 금액은 연평균 14.9%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치즈와 분유 수입액이 각각 17.6%, 18.9% 늘어 유제품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우유·크림(3.9%↓)과 버터(3.8%↓)는 수입액이 줄었다.
지난해 치즈 수입 규모는 4억9천700만 달러, 9만7천t으로 수입액 기준 전체 유제품의 70.6%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치즈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5만4천604t)보다 22.3% 늘어난 6만6천806t을 기록했다.
국내 치즈 소비량은 2012년 9만9천t, 2013년 10만8천t, 2014년 11만8천t으로 3년새 19.2% 늘었다. 작년 치즈 소비량을 12년 전인 2002년(5만2천900t)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식습관 서구화와 외식산업 성장 등으로 치즈 수요가 해마다 급증하지만 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수입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 치즈 소비량 중 수입 비중은 2002년 60.9%에서 지난해 82.2%로 뛰었다.
치즈에 이어 많이 수입하는 유제품인 분유(탈지·조제·전지분유 포함)의 작년 수입액은 1억5천200만달러, 수입량은 2만6천t이다. 수입액 기준 전체 수입 유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6%다.
분유 수입량의 절반 이상(59.8%)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제과·제빵·아이스크림 등의 원료로 쓰이는 탈지분유다. 탈지분유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저렴한 가격 영향이 크다.
국산 탈지분유 생산원가는 ㎏당 1만2천원 정도인데 수입 탈지분유는 관세를 물고 국내에 들어와도 4천∼5천원대여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게 유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