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삼성중공업이 197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올해 조선업계에서 최대 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 대상과 규모를 정하기 위한 사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사전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이번주말 희망퇴직 실시를 직원들에게 공지할 방침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부장급에 한정하지 않고 과장, 차장급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삼성중공업에서 최대 1000명이 감원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회사의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공기 지연이 발생하면서 지난 2분기 창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잠재 부실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2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검토했다. 당시 12년 만의 그룹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을 받은 뒤 희망퇴직 실시가 추진됐으나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나 올해는 대규모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희망퇴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희망퇴직을 실시하기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1일에는 임원 퇴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퇴직된 임원은 전체 임원의 30% 수준인 3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임원 퇴직 인사에 이어 조만간 조직개편도 추진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2015년 8월 13일 [대우조선 이어 삼성중공업도 임원 30% 감원]
조선업계의 인력 감축은 삼성중공업뿐 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1500명의 인력을 내보냈다. 2분기 3조원의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도 부장 이상 직급자 13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일 회사 간부 40%를 교체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거제에서는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모두 3000여명이 실직할 것이란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