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국제 경제 심포지엄의 막이 올랐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환영사로 잭슨홀 심포지엄의 막이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잭슨홀 미팅’은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잭슨홀 미팅은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지난 2008년에는 리먼 브러더스의 부실, 2010년에는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우려, 그리스 재정 위기 등이 논의됐다. 올해는 세계 1,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과 중국 간에 나타난 거대한 격차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각국 당국자들은 현재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우물쭈물하지 말고 올리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수 개월 전부터 연내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그러나 최근 주식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 하락, 달러 강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심화하면서 연준 내에서 세계 경제 성장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각국 당국자는 수 개월 동안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을 경우에 대비해 만전을 기해왔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도 충격은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 이코노미스트, 기자들의 입장이다.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현재는 JP모건체이스 인터내셔널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제이콥 프렌켈은 27일 WSJ와의 인터뷰에서 “계획하고 있는 무언가를 연기하면 지금까지 시장에 내린 지침이 바뀌었다는 인상을 준다”며 금리인상 연기로 시장의 움직임은 격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네시아 밤방 브로조느고르 재무장관도 26일 자카르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 시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도 26일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국 통화 약세를 옹호하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그레이엄 휠러 총재는 지난달 강연에서 “연준과 영란은행은 금리 정상화 과정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뉴질랜드) 환율 하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은행 업계를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의 티모시 애덤스 전무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떠서 ‘이런 일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2008년 12월부터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 시장과 해외 상황으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지만 최근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의 유도 목표를 연내에 인상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지만 개시 시점에 대해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9월 16 · 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로 정하면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일부 당국자가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 26 일, 9월 금리 인상은 이전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의 수출은 하락 압력이 걸리고 연준이 목표로 한 인플레이션율 2% 달성도 멀어질 수 있다. 또한 신흥국 경제에도 부담이 커진다. 통화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의 위험이 높아져 각국 경제는 불안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