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교제 도중 헤어지게 되자 여자친구 집을 찾아가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살인과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모(2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형제도 폐지에 관해 입법자의 결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헌법재판소 또한 사형제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선고한 이상 법원으로서는 법정 최고형으로 사형이 규정돼 있는 범죄에 대해 최고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판단되며 그 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장씨가 성폭행 피해자 권모 씨의 부모를 살해하고 보인 행태가 지극히 폐륜적이고,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끼친 충격, 그 밖에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모두 참작하면 장씨에 대한 극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지난해 5월 19일 전 여자친구 권씨와 결별하게 되자 이에 격분해 권씨가 부모와 함께 사는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하고 침입해 부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뒤늦게 귀가한 권씨는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해 119에 신고하게 해달라며 장씨에게 애원했고, 장씨는 권씨가 심리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해 성폭행했다. 이후 권씨는 아버지가 사망하자 4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