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대법관 후보 청문회, "공직자가 외국자본 맥쿼리 투자 수익 부적절" 지적 이어져

입력 2015-08-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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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먹는 하마라고 하는 맥쿼리에 투자해서 수익을 2억5000만원이나 얻으셨습니다. 왜 하필 외국 투기자본에 투자하셨나요."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09년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못했습니다. 신중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 특별위원회(위원장 오제세)는 27일 오전 이기택(56·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맥쿼리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부분에 대해 질의가 이어졌다.

맥쿼리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설립한 펀드로 인천공항 고속도로 등 15개 공공부문에 투자한 뒤 과도한 이익을 챙겨 논란이 됐다. 적자가 나더라도 최소수익을 보장받는 조건 등을 내세워 지역자치단체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2009년부터 4년 간 맥쿼리 주식 투자로 2억5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냈다.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문가 도움 없이 신문기사만으로 맥쿼리 투자 정보를 얻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맥쿼리 최고수익 비결은 최소수익보장 규정과 대부업이자 등 때문이고, 이 후보자가 투자할 당시 행정소송 등이 제기되면서 이런 논란이 지속됐는데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이 근무시간을 이용해 주식투자를 했던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자는 "출근 전에 ARS 방식으로 매입했고, 대신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내가 직접 했다. 근무 시간 전이라도 신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후회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 역시 이 후보자가 맥쿼리 투자 당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한 점을 들어 법관 재직 중에 얻은 투자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얻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후보자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소속의 강은희 의원도 "공무원이나 법관이 주식투자를 하면 안된다는 논리는 지나친 것"이라면서도 "다만 맥쿼리가 공공부문에 투자를 많이 했고, 과도하게 이익을 냈다는 특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질의가 이어지자 "2009년에 처음 주식 투자했는데 그런 생각을 못했다. 후회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위원들은 전관예우와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전관예우 문제에 대해서는 "대법관이 된다면 퇴임 후 영리 목적의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병역문제에 대해서는 "고도근시로 십여년간 안과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다"며 "장남 역시 같은 이유로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쳤지만 차남은 현역 판정을 받아 귀국 후 입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오제세)는 청문회를 마친 후 3일 이내에 경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이 법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5년 서울 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민사와 지적재산권 이론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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